Mendelssohn : Violin Concerto in E minor, Op.64 1악장 (정경화 연주) 클래식은 영원하다

누가 이런 걸 정했는지 알 수 없지만 소위 3대 바이올린곡 중에 하나이다.
바이올린이야 남녀 할 것 없이 많이들 하는 악기이긴 한데
이 곡은 특히 여성 연주자 특유의 섬세한 감성을 요구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정경화씨는 특히 이 곡을 잘 연주하기로 정평이 나 있기도 하고...

연세도 상대적으로 많이 드셨고, 부상 이후로 요즘은 연주회를 잘 볼 수 없는 것 같긴 한데
장영주 이전에는 이 분이 한국을 대표하는 선두주자 중 한 분이셨단다.
연주를 듣고 있노라면 온 몸에 전율이 흐르면서 나도 모르게 아름다운 선율에 빠져들게 된다.







내가 처음 이 곡을 접했던 것은 사실 오래되지 않았다.
- 더 빨리 접하지 못했던 것이 어찌나 아쉬웠던지...
당시 나는 정말 초보 중에서도 왕 초보 바이올린 연습생이었는데.. (지금도 초보이지만..)
어느 날, 레슨을 받고 있는데 원장선생님이 수강생들을 거실로 모이게 하셨다.

곧 대학입시 실기를 앞둔 고3 학생에게 나름대로의 실전경험을 주려고 자리를 만든 것이었다.
우리는 저마다 악기를 내려놓고 학원교실에 옹기종기 앉아있었는데
연습을 많이 하지 못했다며 머리를 긁적이던 그 소녀는
우리가 평소 생각하던 "전형적인 음대생"이랑은 거리가 멀어보였다. (내 편견일 수도 있다)
질끈 묶은 머리에 무릎이 나올듯한 트레이닝 복을 걸치고 아무렇게나 안경을 썼던 그 학생은
심호흡을 하더니 바로 저 곡을 내 코 앞에서 연주를 했는데
그 선율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었다.

끊어질 듯 말 듯
흐느껴 울 듯 하다가
암사자가 사냥을 하듯이 휘몰아 치다가
다시 노래하듯 아름다운 가락을 들려주다가...

연주가 끝났을 때 박수가 절로 나왔었고 우리는 다시 흩어져서 저마다의 개인레슨을 진행했다.
나는 그 때 당시 나이가 많았던 탓에-_- 원장님이 언제나 지도를 해 주셨는데
나의 첫 질문은

"저런 곡이 대학입시 실기시험 곡이라면 도대체 대학에서는 더 이상 뭘 배우나요?"
였다.
그랬더니 원장님이 웃으시면서 "에이~ 저건 연세대 입시곡인데요.. 휴. 안타깝지만 좀 아슬아슬한 실력이네요"
(후일담이지만 그 여학생은 결국 연세대 입시에 실패했다. 그렇지만 피바디를 가게 되었다 -_-;;;;)

아무튼 나도 어설프게 나마 악기를 배우면서
그리고 자연스레 여러 동영상들을 찾아보면서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정말이지 저 연주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이 사람이 얼마나 목숨을 걸고 이 곡을 연습했을까
얼마나 피땀어린 노력이 뒤에 있었을까 생각이 절로 든다.

정경화씨가 그런 말을 했다.
사람들이 자신더러 천재라고 하면 그게 그렇게 싫을 수가 없다고..
자기는 정말 열심히 연습을 하고
유학 시절 삼남매가 같이 공부를 하다보니 연습실이 마땅치 않아서 화장실에서 연습을 할 정도였는데
천재적인 재능이라는 말 한마디로 자신의 노력이 평가절하 되어서 싫다고 했었다.



나이를 한 살씩 먹으면서
내가 새삼 부러운 건 이런 사람들의 천부적인 재능이 아니라
무언가에 이렇게 미친 듯이 빠질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적시에 찾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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